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우리들」은 아이들의 세계를 다룬 영화지만, 결코 단순하거나 가볍지 않습니다. 그 속에는 관계의 복잡함, 배척의 불안, 친밀함의 갈망이 절제된 시선으로 담겨 있습니다. 윤가은 감독은 어른들의 언어 없이, 아이들의 감정만으로 상처와 연결의 서사를 완성해 냅니다.

     

     

    친해지고 싶었지만,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마음

    주인공 선은 외로운 아이입니다. 방학 동안 새로 전학 온 지아와 친구가 되며 세상에 처음 마음을 내밀게 됩니다. 햇살 가득한 골목길, 종이컵 전화기, 비밀 이야기가 이어지는 장면들은 “우리는 이제 진짜 친구야”라는 선언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새 학기가 시작되자, 지아는 교실에서 선을 외면하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립니다. 그 변화는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말 없는 변화 속에, 어린 마음의 불안과 눈치, 소속되고 싶은 욕망과 상처받기 싫은 두려움이 얽혀 있습니다.

     

     

    아이들의 세계는 작지만, 감정은 결코 작지 않다

    영화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되, 그 감정을 가볍게 소비하지 않습니다. 선이 교실 구석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는 장면, 지아를 향해 한참을 머뭇거리다 결국 등을 돌리는 장면은 어른들의 세계보다 훨씬 선명하고 아픈 외로움을 담고 있습니다.

    감정은 이름 붙이지 못한 채 흐르고, 말은 터지지 못한 채 삼켜집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진심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말합니다. “아이들도 어른처럼, 아니 어쩌면 더 깊게 상처받고 사랑한다.”

     

     

    ‘우리’였던 시간, 그리고 다시 혼자가 되는 순간

    영화의 제목 ‘우리들’은 과거형입니다.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었던 그 시간, 함께였던 그 여름은 이제 끝났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없었다면, 서로에 대한 이해도, 기억도, 남지 않았을 것입니다.

    선은 지아에게 묻지 않습니다. “왜 나를 피했어?” “우리는 친구였잖아.” 대신 그 감정을 안고, 스스로 자랍니다. 그리고 영화는 감정이 해소되지 않아도, 성장은 일어난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줍니다.

     

     

    결론: 말하지 못한 마음도, 분명히 ‘우리’였던 순간이다

    「우리들」은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이지만, 그보다 더 보편적인 인간관계의 이야기입니다. 친밀해지고 싶었던 누군가, 그러나 마음을 다 전하기도 전에 멀어져 버린 누군가. 그 시절의 감정은 지금도 쉽게 설명되지 않지만, 분명 진짜였고, 그래서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이 영화는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어떤 여름, 어떤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어쩌면 가장 순수했던 우리의 진심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반응형